가는 날은 장날이었다. 기껏 짐을 싸서 공항까지 나갔지만 전날부터 계속된 비바람에 비행기는 결국 뜨지 못했다. 타고 앉아 있는 시간이라고 해봤자 1시간도 채 되지 아니하거늘, 기상이변에 속수무책 당하고 말았으니 그제서야 제주도가 섬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와 닿았다. 온전한 제주도 방언을 구사하는 이와 대화를 하면 과연 얼마나 알아들을 수 있을까. 제주도는 그날부터 서울촌놈에게 멀고도 먼 이국이 되어버렸다. 두 명의 저자는 방송작가였다. 작가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글을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방송작가는 우리의 생각마냥 고상(?)하지가 못하다. 글 쓰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섭외를 위해 휴대전화를 들고 산다. 얌전히 앉아 글 쓰는 것만을 즐겼다가는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 10년이 넘은 베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