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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실수

apuj 2024. 1. 31. 20:21


믿고 보는 작가 황선미의 글이에요 아이들만 동화를 본다는 편견을 버리셔요. 대성이가 어항에 가루비누를 넣고, 물고기도 죽고 아이들한테 자수해도 용서받지 못하고 ㅜㅜ 친구관계 환경오염, 책임지는 것에 대해 정말 자연스럽게 동화에 녹아 있네요 아 정말 황선미의 동화는 아이들도 어른들에게도 강추합니다.
전작 들키고 싶은 비밀 나쁜 어린이표 등으로 외로운 아이들의 속내를 알아주고 격려하는 그만의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 황선미 작가의 신작 동화입니다. 실수로 교실의 물고기들을 죽게 한 주인공 대성이가 그것을 감추려고 애쓰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대성이의 이야기를 통해 ‘잘못을 저질렀을 땐 솔직히 고백해야 하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며, 그 책임도 져야 한다’는 자칫 교훈적일 수 있는 주제를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대성이가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고 따끔하게 야단도 치는 고물상 아저씨를 제외하고는 어른 인물은 거의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대성이를 비롯해 ‘큰집 친척’ 검사에게 일러 대성이를 감옥에 넣겠다는 반장 영일이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대성이 편에 서는 상우 등 아이들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시침 떼고 있던 대성이를 미워했다가 또 대성이가 물고기 살 돈을 모은다는 사실을 알고는 금세 거기 동참하는 반 아이들 모습은, 어른들 생각과는 달리 앙금을 툭툭 털어버리기도 하는 아이들의 열린 마음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저자의 다른 많은 작품이 그렇듯,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열 살 때 실수로 어항을 깨뜨리고 다른 사람 핑계를 댄 일을 아직까지 손톱에 가시 박힌 아픔으로 간직하고 있었다는 작가의 고백은 어쩌면 이 동화만큼이나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