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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탓 하지 마라파울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ebbls)를 히브리식으로 읽으면 바울 요셉 괴벨스가 된다.바울은 사도 바울, 요셉은 야곱의 아들이다즉 괴벨스라는 성을 물려준 조상들이다카톨릭 전통 아래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나치 정부 선전장관이 되기 전까지 그를 키운 것은 결핍이라고 할 수 있다.태어나면서부터 다리를 절어야했던신체 결핍.가난한 부모 밑에서 거의 독학으로 박사과정까지 마쳐야했던 경제 결핍.우울한 성격 때문에 친구 및 연인이 적었던 사회 결핍.제1차 대전 패전국으로서 막대한 전쟁보상금을 물어야했으므로 천문학적 인플레이션 및 실업률 아래입에 풀칠하기도힘겨웠던 국가 결핍.저자는 결핍이파울을 삐딱하게 만들었고 결핍을 극복하고자 하는 피나는 노력이 그를 뛰어난 학생으로 만들었다고설명한다.그는 모든 불행과 궁핍을 남탓으로 돌렸다.친구가 없는 것은 자신은 고상한데주위엔 교양 없고 무식한 사람뿐인 탓.박사 스펙을 갖고도 별볼일 없는 직장밖에 구하지 못하는데 거기서출세도 못하는 것은 돈만 밝히고 양심없는 동료들 탓.노동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고리대금업으로 더러운 부를 쌓은 유대인 부르주아 탓.조국이 어려운 것은 무능력하고 부패한 바이마르 정부 아래 공산당 및 사회주의자들탓(괴벨스는 공산당과 사회주의를 조장하는 자들이 국제유대인이라고 믿었다).나는 깜짝 놀랐다.괴벨스가 남에게 돌린 탓 타령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일베들 사고방식과거의 같지 않은가!그렇다면지금 이 시대, 이 나라에도상황이 허락한다면기꺼이 괴벨스 같은 악당이 될후보자들이 널렸다는 것인가?끔찍하다.결핍과 좌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치에게 영혼을 팔다히틀러와 나치를 만난 괴벨스는 비로소 자기가 왜 태어났는지를 깨달은 것 같다.그는 사회주의를 바라고 믿었지만히틀러와 나치를 위해 가치관을 바꾼다.국제 유대인이 문명을 붕괴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히틀러와 나치는그 것을 분쇄할사명을 부여받은 문명 수호자라고 선전한다.(작가는 프리매이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급기야 나치 지도자 히틀러를 신격화하기에 이른다.로마 제국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곁에는 항상 한 가지 소임을 완수해야 하는 노예가 따라다녔다.노예가 맡은 소임이란, 사람들이 철인 황제를 칭찬할 때마다"당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오!"라고 외치는 것이었다.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 박사얇은 귀에 감언이설을 속삭이듯,인간 괴벨스는 히틀러가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넘기도록 부추겼다.전황이 연합국 쪽으로 기울자 괴벨스는 총력전을 주장하며 전 국민을 전쟁터로 내몬다그에게는 히틀러 한 사람이 누릴 영광을 위해 수 백 만 인민이 피를 흘려마르스 제단을 적시는것이정의였다나치가 전 유럽에 피칠갑을 하며 승승장구하는 동안까지실업자 신세였던청년은 대저택과 영화 배우 첩, 장관 자리를 꽤찬다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버지이자 존경스런 남편, 사회에서는 조국을 영광으로 이끄는 자이자 성공한 정치인이었다. 히틀러가 자살하고 난 후에는 비록며칠 동안뿐이었고 통치해야할 영토도 지하 벙커뿐이었지만제국 총리, 마침내 더 오를 곳이 없는자리에까지 오른다.그러나 그 최후는 누구보다 비참했다.조국은 러시아 폭격기에서 퍼부은 공습으로쑥대밭이 되었다.아내는여섯이나 되는 아이들을 자기 손으로 독살했으며그 역시히틀러를 먼저 보내고아내와 함께 청산가리 캡슐을 깨물어야만 했다.공부만 잘한다고 훌륭한 사람 되는 것 아니다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거의 독학으로 어렵게 공부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딴 사람이다.공부는 얼마나 많이 했겠으며, 문학박사이니 책은 또얼마나 많이 읽었겠는가?그를 보면 책 많이 보고 공부 많이 하는 것이능사는 아니다.고난과 좌절을 극복하는 과정에서인류에 이바지하는 위인이 탄생하고, 교육은 그런 분을 본받으라고 가르쳐왔다.문학박사까지 된 괴벨스는 왜 교육이 지향하는 가르침을 따르지 못했을까?그는 공부를 통해타고난 결핍을 보상받으려했다.글만 읽고 정답을 달달 외웠을 뿐이지 뜻을 깨우치려 하지 않았다최근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일베에 빠지는 청소년 중에 의외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오로지 경쟁만 강요당하고 성적만 제일로 쳐주는 사회에서 억압된 욕구를 감추며 거짓 모범생으로 자라는 아이들은 누구나 파울 요제프 괴벨스가 될 수 있다진실을 가리고 거짓을 포장하는 자, 괴벨스와 무엇이 다른가!괴벨스는 나치와 히틀러를 선전하기 위해 신문과 라디오, 영화를 이용하였다.라디오 자리를 TV가 대신한 체로 현대인 역시 날마다 그 세 가지에 완벽하게 피폭되고있다보수주의, 신자유주의,황금만능주의에 무릎 꿇은 펜은, 칼보다강한 것이 아니라 더 위험하고,말초신경을 자극하는데 급급한 영화는 영혼의 히로뽕이다다행히 아사리판에서도 뜻있는 언론인과 영화인이 끊임없이 진실을 외치고 있지만이른바 기레기들은 저 괴벨스와 무엇이 다른가?악당이 나쁜 것을 깨닫고 죄악을 인식하다살면서, 선택을 해야하는 때가 있다.세월이 흘러봐야 그 때 한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평가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1차 대전패전국 실업자 청년은 삶에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죄악으로 점철된 삶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우리는 살면서 착한 일만 하면서 살지는 않는다.그런데 가끔 착하지 않은 일을 하더라도 결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괴벨스라는 악을 통해, 선을 넘은 자가 도달한결말을 본다면 이 두꺼운 책이 조금이나마 반면교사 노릇은 할 줄로 생각한다.
독일 나치스가 지배하던 제3제국의 선전장관이자 ‘총력전’ 전권위원이었던 요제프 괴벨스(Joseph Goebbels, 1897~1945)는 가장 열광적인 히틀러 숭배자였으며, 나치즘의 화신이었다.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괴벨스의 본격 평전인 이 책은 그가 쓴 8만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일기와 소설, 연설문, 편지 등 방대한 자료를 꼼꼼히 분석해 괴벨스의 내면세계를 가장 깊숙한 지점까지 파헤쳐 들어간 탁월한 나치 심리의 해부서이다. 가장 많이 대중 앞에 섰으면서도 단 한 번도 자신을 보여준 적 없었던 비밀스런 인물이 스스로 입을 열어 모든 것을 털어놓도록 이끄는 독특한 성격의 전기적 연구이다.

1장 신은 왜 그를 경멸받고 조롱당하도록 만들었는가? (1897~1917)
2장 내 안의 혼돈 (1917~1921)
3장 회의주의를 이겨내자. 나는 강하고자, 믿고자 한다 (1921~1923)
4장 이 남자는 누구인가? 반은 평민이고 반은 신이다! (1924~1926)
5장 죄악의 구렁텅이, 베를린! 나는 그 안으로 떨어져야 하는가? (1926~1928)
6장 우리는 혁명가이고자 한다. 언제까지나 (1928~1930)
7장 이제 우리는 합법적이다.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어쨌든 합법적이다 (1930~1931)
8장 일개 상병이 합스부르크 왕가를 계승하다니, 기적이 아닌가? (1931~1933)
9장 모두가 우리에게 빠져들 때까지, 우리는 인간들을 개조할 것이다 (1933)
10장 위기와 위험을 헤치고 우리는 자유로 간다 (1934~1936)
11장 총통은 명령하고 우리는 복종한다! (1936~1939)
12장 그는 전능하신 분의 보호 안에 있다 (1939~1941)
13장 그대들은 총력전을 원하는가? (1941~1944)
14장 복수는 우리의 미덕, 증오는 우리의 의무! (1944~1945)
15장 총통과 나치가 사라지면 이 세계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 (1945)

■ 에필로그
■ 주석
■ 옮긴이 후기
■ 요제프 괴벨스 연보
■ 용어,인명 찾아보기